매크로 분석

2022년 시장 정리 및 2023년 예측 II - 채권 Valuation

zerobeta 2022. 12. 1. 17:39

*이 글은 2022년 11월 11-12일에 쓴 글로 시차로 인하여 값이 다른 경우가 존재합니다.

2022년 채권시장의 셀오프가 어느 정도였을까요? 달러 노셔널로는 역사상 가장 클 것이고요. 퍼센티지 텀으로도 1788년 이후로 가장 큽니다. 이 사건 이후로 1789년 9월에 US treasury가 만들어집니다. 네, 무려 230여 녀 만에 일어난 사건입니다. 이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와 앞으로 채권 시장이 어떻게 될지 한번 생각해보시죠. 이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1994년 시장이 좋은 리퍼런스입니다.

1994년 셀 오프도 상당히 컸습니다. 채권 대학살이라고 불렸습니다. 채권시장이 왜 죽었을까요? 당시에 시장 참여자가 비슷한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캐리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죠. 금리가 올라가면서 전부가 마진 콜 당한 겁니다. 그 뒤에 어떻게 되나요? 네 채권 인 플로우가 들어옵니다. 학살 뒤에는 보통 기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기회에 기계적으로 집착해서는 안됩니다.

대표적인 예로, 2003년 테크 버블이 꺼지고 나서 사람들은 여전히 계속 테크만 찾았습니다. 그런데 테크 사이클은 결국 오지 않았습니다. 밸류와 부동산으로 모두 넘어가면서 새로운 버블이 만들어진 것이죠. 한 때 지금은 상상하기 어려운 이공계 기피현상까지 있었습니다. 현재는 문송하지 않습니까?

단순히 채권이 다시 돌아온다고 믿으면 안 되고 그 이유가 필요합니다. 터미널 금리가 5%라고 가정하면 현재보다도 1% 높으니 10년 채 일드가 더 오를 룸이 있겠죠? 그렇지 않음을 증명하셔야 합니다. 터미널 정책 금리가 5%여도 10년 채 금리가 더 오르기 힘듦을 증명해야 합니다.

현재 2y-10y 일드 역전현상이 약 7-8개월 정도 되었습니다. 3m-10y 역전현상도 일어나고 있죠. 어닝 감소 및 실업률 등 전반적으로 실물이 안 좋아지고 있는데 역전현상이 역사적으로 18개월 이상 버티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인버전이 되어 있는 경우 결국 신용 경색이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이 유동성이 역사적 수치보다 높은 편이므로 높게 쳐주면 24개월이 맥스라고 해보죠. 신용 경색과 인플레이션을 고르라고 하면 인플레이션이 낫습니다. 신용 경색은 2008년과 같은 시스템의 실패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Fed의 정책이 개입하면서 채권이 매력적이게 됩니다.

채권은 이러한 이유로 인버전과 셀오프가 같이 있던 다음 해는 역사적으로 100% 확률로 올랐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채권의 밸류에이션이 현재 금리 수준에서 fair value이고 미래의 시나리오를 봤을 때 바닥 또는 바닥에 가까워졌음을 시사합니다. 10년 채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는 시나리오는 인플레이션이 전혀 잡히지 않을 가능성인데, 이 경우도 금리를 올리다 결국 리포 시장이 발작하거나 신용 경색 악화 등으로 결국은 채권에 대한 수요가 커질 수 있습니다. 즉, 10년 채 채권의 바닥이 많은 시나리오 모두에서 가시화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2023년 여러 시나리오에서도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가장 매력적인 에셋으로 떠오를 수 있음을 제시합니다.

채권 금리의 인버전과 주식 상승의 관계


채권 금리 인버전은 여러 가지 이유로 무조건 풀리게 되어있는데, (1) 과매도된 만기 짧은 채권의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2) 듀레이션 매칭/헷지를 위한 채권의 필요한 수요 증가 (3) 신용경색을 막기 위한 정부 정책 등이 있습니다.

현재 2-10y 채권 스프레드는 약 -50bp 정도 (글 쓸 당시, 현재 -75bp)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여기서 더 악화가 될 가능성 분명히 있긴 합니다만 풀리는 것은 시간의 문제입니다. 언젠가는 스프레드가 양으로 바뀌게 되어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식은 (1) 상승 (2) 보합 (3) 하락을 할 텐데 상승 또는 보합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습니다. 상승하는 이유는 금리 hike 사이클이 끝나간다는 기대감이 먼저 있을 테지만 신용 경색이 악화되는 것이 끝나는 게 사실 더 중요합니다. 이 어려운 시간을 존버 했으니 이제 문제없다는 뜻이겠지요. 그렇게 일반적으로 3-12개월 정도의 랠리를 하게 됩니다. 왜 3-12개월일까요? 금리 정책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는데 9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올라가면서 금리 스프레드가 인버전이 되면 실물경제에서는 채무자의 빚이 늘어남과 동시에 돈을 빌려주는 은행이 돈을 안 빌려주고자 합니다. (NIM이 마이너스이므로) 결론적으로 펀딩이 어려워지고 실물경제는 급속도로 신용이 경색되게 됩니다. 따라서 3-12개월이라는 시간은 실물경제에 반영이 완벽하게 되지 않은 시간이라는 뜻이지요. 주식시장은 이번 사이클에서 살아남았다고 반응하지만 실물은 안 좋아지므로, 랠리가 일반적으로 종료하게 됩니다.

결국 실물이 얼마나 안 좋아지느냐가 랠리가 발생하더라도 그 길이를 결정하게 될 겁니다. 여러 가지 어려운 매크로를 고려했을 때 저는 3-6개월로 잡은 것이고, 그래서 2023년에는 3-6개월의 랠리와 하락이 공존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제시하게 된 것입니다. 즉 이 결론은 실물경제, 주식시장, 채권시장을 통해서 만들어진 논리입니다.

이 논리는 당연히 여러 이유에서 부서질 수 있습니다. (1) 인플레이션이 계속 올라가거나 (2) 코모디티 시장에서의 발작 (3) 신용 경색 등이 발생할 경우 랠리는 즉각적으로 멈추게 될 겁니다. 대표적인 예가 2008년 금융위기입니다. 문제가 없었던 예로는 2019년이 있겠고요. 따라서 2008년과 2019년 복습이 필요하며,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는 관점에서 1973-1975년 장을 참조하실 것을 추천합니다.

정부/Fed 정책 - 금리인하 가능성과 유동성 공급 가능성


현재의 모습을 잘 설명하기 위해서 3가지 사이클을 리뷰하겠습니다.

I. 1973-1981

1973-1974년에 인플레이션이 6%에서 12%까지 치솟자 페드가 6%에서 13%로 정책 금리를 올리게 됩니다. 1975년부터는 인플레이션이 점차 내려와 7.9%까지 줄게 됩니다. 75년부터는 금리를 점차 내려서 76년에는 4.75%까지 내려오게 됩니다. 하지만 강한 금리정책으로 74-75년에 리세션이 오게 됩니다. 실업률은 73년 4.9%에서 75년 8.2%까지 늘어나게 됩니다. 거시적인 모습은 현재와 비슷한 경로입니다. 인플레이션이 커지자 높은 금리정책을 쓰고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면서 금리를 낮추게 됩니다. 문제는 리세션으로 가려졌지만 인플레이션의 근본 원인이 해결되지 않았고 76년에 경제가 살아남에도 비슷한 정책을 고수하면서 인플레이션이 80년 더 크게 15% 가까이 올라갑니다. 처음 76-78년의 경우 GDP가 빠르게 회복했기 때문에 경제가 다시 과열되었고 (GDP yoy 4-5%, 실업률 6%) 결국 더 큰 수렁에 빠집니다. 아마도 현재와 가장 비슷한 매크로 사이클은 이때일 것이고 제가 1970년대 이해 없이는 이 시장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한 이유입니다.

II. 2000-2008

1970년대 사이클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는 강한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유사하기 때문일 텐데요. 2000년 초반 사이클을 이해해야 하는 것은 과열된 산업 구조가 비슷하고 1980년 이후로 쌓인 미국의 부와 유동성 측면에서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인플레이션의 모습도 꽤 있었고요.

1998년 이후로 경제가 과열되자 1999년부터 빠르게 금리를 올리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테크 버블이 붕괴되었고 2000년부터 2001년까지 금리를 계속 내리고 2002년, 2003년에도 한차례 내립니다. 이 당시 실물경제는 큰 타격을 입지 않았습니다. 주식시장은 50-70%가 하락하고 실업률이 꽤 높았음에도 나름 실물경제는 “연착륙”한 것이죠.

2000년 리세션이 오기 전까지 약한 인플레이션이 오고 있었고 2000-2002년 금리를 크게 내리자 유동성이 밸류 섹터로 몰리면서 더 큰 인플레이션이 만들어졌습니다. 2007년에는 4%에 가까운 인플레이션이었고 2008년 금융위기가 오면서 사이클은 끝났습니다. 이런 과열경제가 두 번 있었던 모습은 앞선 70년대 사이클과 비슷합니다. 테크 버블이 찾아오고 나서 테크가 가라앉으면서 밸류 섹터로 유동성이 흘러가 두 번째 피크를 만드는 모습은 현재 시기와 비슷하죠. 섹터 로테이션이 강하게 바뀌는 이 시기 기억해둬야 합니다.

두 사이클에서 볼 수 있는 것은, 금리 인하가 유동성이 완전히 제거되거나 인플레이션이 소멸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지면 (1) 또 다른 피크와 버블을 만들고 (2) 경제 과열과 인플레이션을 만들기 때문에 금리 인하 카드는 쉬운 카드가 아닙니다. 따라서 매우 조심스러울 것이고 실물 경제, 특히 신용경색에 있어서 문제가 될 때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높은 금리는 큰 리세션이 오기 전까지는, 현재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큰 지형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베이스 시나리오입니다.

III. 2018-2019 여기는 금리인상과 QT 사이클을 이해하기 위해서 이해가 필요한 구간입니다. QT가 시작되면 연준과 은행의 대차대조표가 감소하게 되고 은행의 지준이 줄어들게 됩니다. 이 지준이 줄게 되면서 은행은 자금부족으로 초과 지준 금리보다 높은 금리로 돈을 빌리는 상황이 올 수 있는 것입니다. 2019년에는 이런 현상을 바탕으로 레포시장의 유동성이 급감하게 되고 결국 문제가 생긴 것이죠.

현재의 경우 역리포 시장이 상당히 거대하고 빠른 금리 인상으로 리포 시장과 MMF 시장의 유동성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투자자 입장에서는 빠른 금리 인상으로 인해서 단기 투자처를 찾는 게 당연합니다. 롱 듀레이션 (장기채, 그로스)에 투자한 것과 정 반대되는 개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2019년보다 지준이 더 크지만 유동성 대비 충분히 많은지는 사실 메져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연방기금 유효금리와 초과지준금리가 붙거나 역전되는 경우가 있다면 레포시장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19년처럼 연준이 단기채를 매입해주거나, 2000년 때 했던 바이백이나, 2020년 코로나 이후 은행들의 유동성을 도와주기 위해 SLR 규제 완화를 시행한 것 등이 미국이 쓸 수 있는 카드가 될 겁니다. 세 정책 모두 유동성이 증가하는 방향이고 정책별로 어떤 섹터가 도움을 받을지 예상이 되실 거라 생각됩니다. 다만 조심해야 하는 것이 이 정책이 시행되면 시장이 단순히 좋게 받아들일지는 저는 미지수입니다. 발작을 막고 단기 시장의 유동성이 증가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조심해서 평가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