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17] 나도 먹어보고 싶다 - 숏스퀴즈와 감마스퀴즈
숏 스퀴즈와 감마 스퀴즈
생소한 이 두 단어는 2020년과 2021년 여러 사건을 통해서 개인 투자자에게 많이 알려졌다. 이 두 단어를 몰라도 투자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다. 스퀴즈 현상은 자세히 분석하지 않으면 일어나고 있는지 알기 조차 어려우며 이를 이용해서 돈을 버는 것은 더 어렵다.
주식 숏은 누가 하는가?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 기관 투자자, 정부 투자자는 주식을 공매도하지 않는다. 주식을 아무런 헷지 없이 공매도하는 것은 주식 트레이딩을 너무 잘 하거나 돈을 잃고 싶거나 둘 중 하나이다. 왜냐하면 주식은 평균적으로 우상향 하기 때문에 정보 없이 반복하면 잃게 되어있다. 따라서, 주식 공매도하는 대부분의 주체는 헷지를 동반한 헷지펀드, 주식 브로커, 옵션을 발행, 구매한 것을 델타 헷지한 중개인이다.
일부 개인 투자자들이 기관들은 공매도를 통해서 쉽게 돈을 벌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며 일부 기관들이 공매도로 많이 벌었다는 기사 또는 논문들은 대차비용과 거래비용을 고려하지 않은 잘못된 정보다. 아무리 많은 양의 공매도로 시가 조작(price manipulation)을 하더라도 시장은 탄력적이라, 정보가 없는 상태에선 판 가격보다 살 때 가격이 회복되어 있기 때문에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이를 마켓 임팩트와 슬리피지라고 하며 다음 기회에 다뤄보도록 하겠다.
숏 스퀴즈란?
숏 스퀴즈란 과도하게 공매도가 몰려 있는 주식에서 공매도가 연쇄적으로 청산되어 급격하게 가격이 튀어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공매도를 할 때는 마진이 걸려있기 때문에 가격이 크게 오르게 되면 연쇄적으로 마진콜이 발생되어 가격이 더 크게 오르게 된다.
숏스퀴즈가 일어날 확률을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서 계산할 수 있는데
(1) 공매도 양이 유동주식수에 비해서 상당히 많거나
(2) 공매도 비용이 비싸지거나
(3) 공매도의 양이 하루 평균 거래량에 비해서 상당히 크거나
(4) 자산 가격이 많이 하락했을 때
(5) 시장에 변동성이 클 때
등에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모델링은 스코어 형식이 될 수도 있고 리그레션과 같은 선형 또는 비선형 모델일 수도 있다. 나스닥에 상장되어 있는 주식은 30일 딜레이 된 정보를 공지해야 하므로 개인들도 거래소 웹사이트에서 딜레이 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기관들은 이보다 더 빠르게 알기 위해서 뱅크, 커스토디안에서 정보를 얻거나 이들의 정보를 모아둔 데이터를 구매한다. 이들 데이터들도 모두 딜레이가 걸려있는데 실시간으로 본다면 영화에서나 보던 "작전"이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세상은 만만치 않다.
데이터도 좋고 좋은 모델링을 가지고 있어서 숏 스퀴즈가 일어날 확률이 높은 주식들을 잘 선별해낸다고 하더라도 이를 통해서 돈을 버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포커와 비슷하다. 많은 턴을 이기는 사람이 꼭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큰 판을 많이 먹는 것이 중요한 것과 비슷한 논리다.
좀 더 쉬운 방법으로 돈을 버는 방법으로는, 숏 스퀴즈가 발생한 이후에 주식 가격은 오버 슈팅했을 가능성이 높아 다시 내려올 가능성이 높은데, 이를 이용해서 다시 공매도하는 컨트래리안(contrarian)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게임스탑(GME)과 AMC 사태에서 봤듯이 가격이 계속적으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게임스탑에 크게 당했던 멜빈 캐피털과 같이 당신의 계좌는 녹을 수 있다. 생각보다 세상은 만만치 않다.
감마 스퀴즈란?
옵션을 거래하는 경우 대부분 거래를 받아주는 중개인이 존재한다. 이를 마켓메이커라고 불리며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다. 마켓메이커는 방향성 베팅을 하지 않으며 통계적 차익을 추구한다. 마켓 메이커가 방향성 베팅을 통한 숏을 엄청해서 돈을 번다는 일부 개미들의 주장 역시 오해다. 방향성 베팅을 하지 못하도록 여러 가지 법적 규제가 있다. 또한 통계적 차익이라고 무조건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리스크를 헷지를 못하면 돈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인벤토리 관리를 필수로 한다. 생각보다 세상은 만만치 않다.
이 글을 읽고 어떤 마켓메이커가 "방향성 베팅하는데요"라고 반박한다면, 법적 규제를 다 지키면서 꾸준히 돈을 벌고 있다는 전제하에 훌륭한 마켓메이커라고 칭찬해주고 싶다. 인벤토리를 관리하면서 방향성 베팅을 하는 알고리즘을 짜기는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감마 스퀴즈로 돌아가자. 예를 들어 내가 코스피 콜옵션을 사게 되면 마켓메이커는 콜옵션을 발행하고 코스피에 대한 방향성을 헷지 하기 위해서 코스피 선물을 사게 된다. 개별 주식 옵션이 발달해 있는 미국의 경우 특정 주식의 콜옵션에 대한 수요가 짧은 시간 내에 많아지면 헷지 때문에 주식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 이를 감마 스퀴즈라고 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인덱스를 섞어서 헷지 하기도 한다.
2020년 8월에 나스닥 인덱스와 빅 테크 주식들의 가격이 감마 스퀴즈로 오버 슈팅했다가 만기가 몰려 있던 9월에 조정을 받았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가 빅 테크 옵션들을 언와인딩 하면서 헷지물량이 쏟아져 나와 조정이 더 가속화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숏스퀴즈 이후 가격이 다시 내려가듯 감마스퀴즈 이후 옵션의 만기 근처에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이 높으며 이를 이용해서 트레이딩 전략을 세울 수 있다. 감마 스퀴즈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콜옵션의 가격이 풋옵션 가격보다 높은 경우 (volatility smirk 방향이 평소와 다름), 가격과 implied volatility가 꾸준히 동시에 오를 경우 조정이 올 것이라 의심해볼 수 있다.
감마 스퀴즈는 숏 스퀴즈보다 더 흔치 않고 이를 이용해서 돈을 버는 방법이 더 어렵다. 또한 파생상품이 언더라잉 상품을 교란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 자체가 많이 왜곡될 수 있어서 이러한 현상이 느껴지면 그 종목 또는 시장에서 도망가는 것이 상책이다. 생각보다 세상은 만만치 않다.
2021년 6월에 있었던 GME, AMC 가격 상승은 1월에 있었던 상승과 다르다. 1월에는 숏 스퀴즈였고 6월에는 감마 스퀴즈였다. 그렇다. 그냥 봐서는 알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