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이게 무슨 말이오. 변이 바이러스라니..
11/26 시장은 처참했다.
달러의 약세와 금의 강세
달러 인덱스 선물은 96.87에서 96.08로 0.8% 떨어졌고 옌 대비 달러는 115.35에서 113.31로 1.77%가 떨어졌다.
금의 경우 1784에서 1791로 약 0.4%가 올랐다.
대부분의 위기에서는 달러가 올라가지만, 미국 시장에도 리스크가 존재할 때 옌과 파운드가 세이프 헤이븐으로 올라가게 되며 금도 달러의 대체재로써 작동하게 된다. 금을 유동성의 지표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이는 좀 더 장기적인 움직임을 설명하는 변수이고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리스크의 헷지수단으로써 환과 경쟁관계를 갖는다.
상품시장 패닉 셀링
구리 선물의 경우 4.4375에서 4.2790으로 3.57%가 빠졌다.
그 외 산업 금속의 경우 알루미늄은 4.57%, 팔라듐은 5.11%, 백금은 4.49%, 니켈은 3.38%가 빠졌다.
가장 크게 반응한 것은 WTI 오일 선물로 78.39에서 68.17로 13.04%나 빠졌다.
금과 은을 제외한 금속은 대부분 산업 금속인데, 이 중에서도 구리는 산업의 성장성을 미리 알려주는 리딩 인디케이터로 알려져 있고 지난 10년간 중국의 인덱스와 움직임을 같이 했다. 최근 코로나 이후 상관관계가 많이 깨져서 중국의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구리 값은 계속 올라가서 페어 트레이딩 하는 사람들은 크게 데었다. 이는 지난 10년간 인플레이션이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다가 중국의 높은 PPI가 반영되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오늘 구리의 하락은 산업의 성장성이 줄 것을 의미할 수도 있고 인플레이션이 낮아질 것임을 의미할 수도 있다.
오일의 경우 최근의 심각한 백워데이션을 겪었다. 백워데이션이라는 것은 현재 서플라이가 부족하다는 것을 말하기 때문에 가격이 계속적으로 올라갈 가능성도 있지만, 대체재로 사용되는 다른 에너지들이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었고 옵션체인을 봤을 때 투기적 수요가 상당했기 때문에 트레이딩 관점에서 더 올라간다고 베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렇게 불안한 시점에서 변이 바이러스의 뉴스는 오일 셀링을 가속화 했을 가능성이 높다. 일부는 미국의 비축유 방출이 해소를 한 것이 아닐까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미국의 비축유 방출은 오일 가격이 더 올라가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할 뿐이고 투기적 수요가 더 이상 몰리지 않게 심리적 안정화 효과를 누리기 위함이다. 오일 가격 역시 성장성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가장 불안정해 보였던 오일시장이 하드 셀링의 타깃이 되었다.
10년 만기 국채 패닉 바잉
10년채는 30년채와 함께 가장 유동성이 좋은 국채로 주식과의 리스크 패리티 관계에 있다. 오늘 10년 채 일드가 크게 하락한 이유는 주식시장에서의 자금이 빠져나가 국채로의 유입이 컸기 때문인데, 10년 채 국채는 이런 관점에서 보면 리스크를 헷징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한편으로 10년채 일드는 미래의 성장성을 알려주는 리딩 인디케이터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 값이 떨어졌다는 것은 미국의 성장성에 대한 의문을 알려주기도 한다. 성장성이라는 것은 명목 성장성으로 실질 성장성과 인플레이션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둘은 일반적으로는 양의 관계이다. 적절한 인플레이션은 실질 성장에 도움을 준다. 최근에 일부 시장 참여자들이 불안을 느끼는 것은 예상되는 실질 성장이 음이고 인플레이션은 너무 커서 문제가 된 것이다. (스테그플레이션) 하지만 11/26 시장은 재밌게 움직였다. 인플레이션이 크게 문제가 되었다면, 사람들은 코모디티 시장으로의 유입이 크고 국채로의 유입이 작았을 텐데 코모디티 패닉 셀링과 국채 패닉 바잉을 보였다. 이는 인플레이션은 무슨.. “디스인플레이션에 경기침체요” 라고 말해주는 것이었다.
다만 해석을 조심해야 하는 것이 10년 채 시장은 주식시장의 리스크 패리티로 작용하기 때문에 좀 더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필자는 일드커브 전체가 평행하게 내려왔기 때문에 단순한 리스크 패리티가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주식시장 셀링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 관심이 많을 것 같다. 사실 어제와 같은 채권시장과 상품시장에 변동성을 생각할 때 미국 주식시장은 상대적으로는 심각한 출혈을 보이지는 않았다. 유럽의 셀링이 가장 심했고 이는 변이 바이러스의 유행 정도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주식시장을 섹터별로 볼 때 역시 결국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성장성의 의문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유럽의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보이지만 시간이 진행됨에 따라 미국과 아시아 역시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에너지 (-4.04%), 파이낸스 (-3.27%)
가장 출혈이 심했던 섹터인데 오일 가격의 하락과 일드커브의 하락으로 인한 결과이다.
부동산 (-2.69%), 매터리얼 (-1.76%)
인플레이션에 방어력이 좋은 섹터이다. 상품시장에 비해 매터리얼이 크게 별로 안 떨어진 이유는 의문스럽지만 최근에 모멘텀이 살아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시클리컬 (-2.64%), 인더스트리얼 (-2.74%)
성장성과 가장 깊은 관계가 있는 섹터로, 어제의 시장 반응은 성장성의 의문의 결과임을 알 수 있다.
헬스케어 (-0.45%)
헬스케어는 방어 섹터임과 동시에 역시 변이 바이러스가 시장에서 중요한 변수였음을 알 수 있다.
변동성 시장
빅스의 경우 18.58에서 28.62로 54.04%가 오르는 기염을 토했는데 필자가 현재 빅스 텀스턱쳐가 2017년 후반기와 비슷하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2018년도에 빅스가 100% 이상 오르면서 숏볼 상품이 크래쉬한 적이 있는데 그 정도는 아니지만 상당히 탐욕스러운 시장임을 언급한 적이 있다. 단일 수치로 54.04%는 역대 4번째로 높은 수치이며 코로나 때 40%대를 기록한 적이 있다.
현재 우려스러운 부분은 1-3개월 이상의 중장기 변동성 선물이 아닌 1주일 짜리 단기 상품의 유행이다. 최근 단기 옵션시장은 매우 탐욕스러운 시장이었는데 11/8를 기점으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이번 주에는 탐욕스러운 개인 투자자들이 콜 옵션 대신 풋옵션으로 바꾸면서 밈 주식들이 밀리기 시작했는데 만약 주식시장이 1-2주 계속적으로 안 좋다면 단기 풋옵션 물량이 커지면서 역 감마스퀴즈가 걸려서 밈 주식들이 크게 크래쉬 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단타를 치는 주식 투자자들은 옵션 물량을 확인하지 않고 바이딥하면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앞으로?
앞으로 페드가 유동성을 더 풀 가능성은 상상하기 어렵다. 따라서 시장은 외생변수에 쉽게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페드는 항상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을 정도로 똑똑하지만 외통수에 걸릴 수 있다. 예측하기 어려워진 매크로이므로 리스크 관리가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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