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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크로 분석

[20210716] 성장주의 컴백

매일 시장을 보고 흐름을 읽으려고 하는 사람들은 지금 많이 지쳐있을 것이다.

"도대체 인플레이션이 오는 거야 안 오는 거야?"
"가치주로 로테이션했다면서 왜 성장주가 더 오르는 것 같지?"


성장주


성장주는 꾸준히 성장을 일으킨 회사의 주식을 의미하며 지난 10년간 낮은 금리를 통한 현금 조달풍부한 유동성을 통해서 발전했으며 대표적으로 기술주가 포함된다.


금리와 성장주의 관계


성장주는 금리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으며 매출 성장성이 가장 중요한 동력이다. 미국은 금융위기 이후로 QE로 인한 유동성을 회수하기 위해 2015년 12월부터 정책금리를 인상하게 된다. 하지만 2018년 급격한 인상은 현재 명백한 실수로 평가된다. (Phase I) 그 이유는 장단기 금리차가 급격하게 줄어서 0에 근접하게 되기 때문이다.

즉, 기대되는 인플레이션 혹은 장기 생산성이 낮다는 것을 의미하며 리세션이 올 가능성을 의미한다. 그 원리를 살펴보면 유동성 때문이다. 은행은 장단기 금리차를 이용해서 영업활동을 하고 적절한 곳에 재화를 배분하여 시장에 통화승수 (Money Multiplier)를 늘리게 된다. 하지만 장단기 금리차 (Net Interest Margin)가 0에 가까워지면 은행의 활동이 줄고 통화승수가 줄게 되어 결과적으로 시장에 유동성이 줄어드는 현상을 일으킨다. 이러한 과정은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1-2년 정도의 래그 (lag)가 존재하기 때문에 Phase I 기간에는 성장주가 가치주를 압도하였다. 이는 성장주가 매력적이기보다는 장단기 금리차가 줄어들면서 가치주의 매력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장단기 금리차 증가 -> 통화승수 증가 -> 유동성 확대
장단기 금리차 감소 -> 통화승수 감소 -> 유동성 감소


성장주들은 Phase I 시기에 악화되는 장단기 금리차와 높아진 금리로 인해서 Phase II 시기에 상당히 부침을 겪었다. 중앙은행이 다시 금리를 인하하기 전에 투자자들은 성장주에서 가치주로의 투자 로테이션을 하였다. 유동성이 악화되면서 2021년에 리세션이 올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커지는 시기였다. 하지만 이는 코비드로 인한 리세션으로 영영 확인할 수 없는 가설로만 남게 되었다.


코비드와 성장주


Phase III 시기는 우리 모두가 잘 아는 코비드 이후 유동성의 시대에 들어선 기간이다. 이 기간에는 성장주가 가치주를 압도한 시기인데 특히 2020년 8월까지는 크게 압도하였다. 이 시기에 풍부한 유동성과 낮은 이자율이 성장주로의 투자자금 유입이 이루어졌으며 언택트로 인한 매출 증가는 성장주의 폭발을 야기했다.

Phase III는 사실 2개의 시기로 나뉘는데 2020년 9월 이전과 이후이다. 2020년 8월에 중앙은행이 평균 목표 물가제, 즉 2%가 넘는 물가 상승을 용인한다고 발표하면서 시장의 모습이 크게 변하였다.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용인하고 그 기대감을 시장 참여자에게 주는 것은 1980년대 이후 매우 이례적이며 중요한 사건이었다. 루카스의 합리적 기대 이론에 따르면, 중앙은행이 주는 통화정책 기대감은 시장 참여자로부터 행동을 변화시키기 때문에 그 기대감이 현실로 이루어진다. 즉, 1980년대부터 있었던 디스인플레이션 (disinflation) 시대의 종말을 예고한 것이다. 이에 맞추어 리플레이션 트레이딩 (reflation trading)이 유행을 하게 되었고 채권보다는 주식, 성장주보다는 가치주, 주식보다는 코모디티로의 로테이션이 2020년 11월부터 강하게 이루어졌다.


현재 성장주


Phase III는 사실상 2021년 3월에 중앙은행이 보완적 레버리지 비율 (SLR) 완화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회사채 매입을 중지하면서 유동성을 다시 회수하면서 끝났다. 그 이후의 시기가 현재이다. 유동성을 회수하면서 빠르게 오르던 금리는 내려가게 되고 리플레이션 트레이딩은 점차 힘을 잃어가게 되었다. 또한 중앙정부는 역레포 프로그램 (RRP)을 통해서 유동성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는데 역레포 금리를 올리면서 실질적으로는 정책금리 인상 없이 금리 인상 효과를 시장에 만들어냈다.

현재는 2017년 Phase I 기간과 상당히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Phase I 기간에 성장주가 가치주를 압도한 것을 생각해보면 성장주로의 로테이션이 맞는 방향이다. 이는 성장주가 매력적이기보다는 위에서 언급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가치주의 매력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가치주의 대표적인 섹터인 금융, 에너지, 매터리얼 섹터는 현재 매력이 없다. 1-2분기에 실적이 좋아져서 7-8월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낼 가능성이 높지만 장단기 금리차가 줄고 금리가 내려가고 있기 때문에 미래 수익률은 떨어지는 것이 예상된다. 게다가 장기 금리의 하락은 기대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코모디티로의 로테이션 역시 당분간 자제해야 한다.

원유 시장은 공급자 시장이고 국제 패권 싸움이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쇼크를 줄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므로 계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하지만 현재 방향은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다는 것이 시장이 말해주는 방향이다. 이는 시장이 중앙은행의 말을 신뢰하고 있다는 뜻이지만 인플레이션이 오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치주에서 성장주로의 로테이션은 5월 20일경에 크게 이루어졌으며 앞으로 이러한 추세는 정책에 큰 변화가 없는 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제 조심해야 하는 것은 어닝 일드인데 이 부분은 다음 글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앞으로 주의해야 할 점


현재 유동성이 머니마켓 (MMF)으로 몰렸기 때문에 역레포 시장의 수요가 커졌다. 이는 수요보다 더 많은 유동성이 공급되었다는 뜻이다. 현재 너무 많은 돈이 역레포시장으로 몰리고 있어 금리시장이 왜곡되어있고 장기 금리의 수급문제로 빠지고 있는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3개월 T-bill 금리마저 역레포 금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면 단기자금이 역레포 시장으로 모두 빨려가는 기현상을 보일 수도 있기 때문에 역레포 금리를 다시 낮출 수 있다. 다만 그럴 경우 단기금리가 음수로 갈 가능성이 있다. 두 경우 모두 상당한 시장에 충격을 줄 것이기에 정책금리 인상을 할 가능성도 있다. 8월 이후에는 10년물 금리는 올라갈 가능성이 높지만 더 중요한 것은 유동성과 장단기 금리차다. 이 부분은 계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