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Crowded Position / Redemption risk
Crowded Position은 시장에 많은 문제를 일으킵니다. Crowded position의 대표적인 예로 코비드 이후 증가한 성장주들이 있겠죠. 2021년 3월부터 조금씩 코비드에 관련된 정부 정책이 철회되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가능성이 제기된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때부터 성장주들이 빠지기 시작합니다. 2021년 연말까지는 단순한 조정이라고 생각했지만, 유동성이 급감하고 금리가 올라가자 30-70% 정도 빠졌습니다. 이는 대표적인 crowded position의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이후에도 2021 크립토, 2022년 채권, 2022년 초중반 오일, 2022년 중후반에는 마켓 숏 포지션이 있을 것 같습니다.
유동성이 올라갈 때는 이런 crowded position의 문제가 크지 않지만 유독 유동성이 감소할 때는 문제가 됩니다. 이는 하나가 터지면 유동성이 다른 에셋으로 몰려가고, 옮겨간 에셋에서 터지면 유동성이 빠져나가 다른 에셋이 오르고, 또 옮겨간 에셋에서 터지는 연쇄적인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이는 풍선에서 일부러 바람을 빼려 누르면 반대쪽에 공기가 모이는 현상과 비슷합니다.
유동성이 빠질 때 착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이 주식은 펀다멘탈이 튼튼해서 안 빠져" 하는 경우가 많은데, 펀다멘탈과 상관없이 차례가 올 수 있습니다. "비싸다"와 "싸다"의 차이는 재화가 한정될 때 얘기지. 재화가 부족하면 주식은 똑같은 유희일뿐입니다. 먹고사는 게 더 중요하니깐요. 반대로 유동성이 넘칠 때는 비싸다 싸다의 구분이 다른 의미로 없겠지요.
따라서, crowded position은 그런 의미에서 유동성이 빠질 때 조심해야 하는 것입니다. 현재 시장에 넘치는 crowded position 중 아직 크게 터지지 않았지만 앞으로 조심해야 하는 대표적인 예로 (1) Private Market (2) 헷지펀드 연쇄 리뎀션 (3) 부동산 (4) Passive Fund가 있을 겁니다.
(1) Private Market
Private Market의 가장 큰 리스크는 Mark-to-market이 안된다는 겁니다. 최근에 싱가폴 국부펀드인 테마섹이 FTX 투자 275m USD를 전손 상각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엄청난 규모여서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습니다만 동시에 펀드의 1%도 안 되는 금액이라고 해서 동시에 스웩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Private market은 Public market과 달리 가치 평가에 있어서 시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어떤 Venture의 가치가 감소하는 경우는 보기 드물었지만 현재는 그런 경우가 종종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그런 가치 평가는 투자를 받는 경우 등 due diligence가 이루어질 때뿐이라 매우 천천히 반영되고 있습니다.
PE와 VC들이 현재 펀드의 손실액이 얼마정도 되는지 잘 알지 못하며 사실 알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투자자들의 펀드런이 두렵기 때문인데요. 퍼블릭 데이터로 VC들의 손실을 가늠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SPAC 회사들을 가중 평균하면 됩니다. 제 계산으로는 2021년 5월을 고점으로, -76.71%로 나옵니다. 계산 방식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수적으로는 -58%, 안 좋은 경우에는 -84% 정도 선입니다. 이는 VC들이 가지고 있는 포트폴리오의 가치평가를 다시 한다면, 레버리지가 없다 하더라도 1/4토막은 감수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최근 몇몇 스타트업들이 가치평가를 다시 받으면서 현재는 “30% 감소”했다고 약간의 거짓말을 보태지만 우량주 테크 주식들이 20-30% 감소했는데 사실은 그럴 리가 없겠죠. SPAC과 비슷한 수준일 것이며 그게 어떤 펀드 리퀴데이션과 맞물리게 되면 큰 쓰나미가 올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와 더불어, 스타트업들도 문제인데 보통 스타트업들이 평균적으로 2년마다 펀드레이징을 하기 때문에 약 3년 정도의 런웨이를 짤 것입니다. 현재와 같은 분위기가 계속되면 스타트업들은 돈이 마르게 될 것이고, 2020년 후반부터 투자를 받은 경우가 많을 것이므로 현재보다는 내년 초 즈음부터 정말 고비가 찾아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스타트업들이 연쇄적으로 무너지게 되면 실업률이 크게 오르고 하우징 론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 다른 private market의 문제는 크레딧 론입니다. 유동성이 증가하면서 private credit에 투자한 헷지펀드들이 있는데 이들이 리퀴데이션할 수 있습니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mark-to-market이 잘 안 되고 있습니다. 이런 펀드 리퀴데이션 가능성은 2022년보다는 2023년에 더 높을 것이고 Public 마켓보다는 mark-to-market이 잘 안되는 private일거라는 것이죠.
Private Market의 미래가 매우 어둡다고 말씀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장기적으로 Public Market보다 미래가 더 밝긴 합니다만 이번의 위기를 지나면 Private Market의 지형이 변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Growth Private에서 Income Private으로 옮겨갈 것이고 이들은 Infrastructure 섹터를 통해 발전할 것입니다. 미국, 유럽, 중동, 동남아 모두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은 70년대 우주산업 경쟁처럼 거의 확실하며 변화하는 매크로 환경과도 궁합이 잘 맞습니다. 여기서 중국 역시 참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모든 돈이 여기로 모일 것으로 예측합니다. 이들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빠른 성장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2) 헷지펀드 (Fundamental L/S, Quant L/S)
Fundamental L/S, Quant L/S의 대표적인 전략입니다. 올해 헷지펀드는 매크로 펀드와 퀀트 펀드를 앞세워 잘한 편입니다. 다만 잘하는 회사와 못하는 회사가 크게 갈렸습니다. 헷지펀드는 롱온니 펀드가 돈을 잃고 PE, VC가 약세를 보이자 상대적으로 현금의 인플로우를 받은 편입니다. 하지만 내년 헷지펀드들은 퍼포먼스 약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통화정책의 효과가 오는 해이며 재정정책들이 얽혀 투자하기 복잡한 지형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에도 90% 이상의 헷지펀드가 Crowded 된 전략을 쓰다가 인플레이션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모두 전멸하였습니다.
(3) Real estate
아직 크게 내려가지 않았습니다만.. 2020, 2021년 금리가 낮아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모기지를 이용해서 집을 샀습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비율이 적어서 큰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최근 “프라임 모기지 론"의 디폴트 비율이 서브프라임의 디폴트 비율과 그 격차를 줄이면서 "프라임 모기지 론"의 서브프라임화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Real estate의 경우 개인들의 부와도 연결이 되기 때문에 개인 자산의 최종 마지막 보루 - 캐피츌레이션 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위험 금리와의 스프레드가 대부분 역사적 3/4 - 4/4 분위수에 들어왔고 슬슬 걱정하고 모니터링해야 하는 수준입니다.
(4) HY 주식군 / Mega Cap과 ETF
아직 HY 디폴트는 2% 정도로 매우 안정적입니다. 이 수치가 올라가게 되면 좀비 주식들이 망하겠죠. 이들은 ETF 를 통해서 시장에 전염병을 만들 수 있습니다. ETF는 과일 바구니와 같고 좀비 주식들은 썩은 과일과 비슷힙니다. 즉 썩은 과일들은 다른 건강한 과일들을 전염시킬 수 있고 바구니들을 모두 버려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HY 크레딧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ETF 수익률은 상당히 오랜 기간 저조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을 겁니다. 게다가 ETF들이 다 같이 떨어지면 시장은 더 가속해서 빠지는 현상을 보일 겁니다. 너무 많은 투자자들이 서로 몸을 묶었거든요. 여기서 말하는 ETF는 Passive ETF를 말합니다. 비슷한 이유로 현재의 Mega cap은 최근에 많이 조정을 받았지만 여전히 시장 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이들 주식들은 조심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연유로 2023년 중반 이후에는 스몰캡을 선호합니다.
II. 복잡하게 얽혀 있는 Fund
크립토 마켓이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이유의 대부분은 크립토 마켓이 규모가 작고 퍼블릭 마켓이랑 연결고리가 작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맞는 진단입니다. 크립토 규모는 다른 시장에 비해서 매우 작고 퍼블릭 시장에서 크립토와 연결된 주식들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립토가 위험한 이유는 지난 금리가 낮은 시기에 펀드들이 겹겹이 구조로 거미줄같이 이어져 버렸다는 것이죠. 즉, 현재 펀드들의 돈 흐름이 너무 복잡합니다.
저는 이를, Fund of funds of funds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펀드의 재간접화의 재간접화)
크립토에 투자하는 크립토 펀드들과 거래소는 VC, PE로부터 돈을 받고 이 VC, PE들은 그보다 큰 국부펀드 (SWF) 또는 연금펀드 (Pension Fund)로 부터 돈을 받습니다. 크립토의 디파이 생태계 안에 있는 프로젝트들을 생각하면 그 돈의 출처가 얼마나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상상이 가실 겁니다.
문제는 이 중간 단계에서 한 펀드가 리퀴데이션을 하게 되면, 펀드가 연쇄 디폴트를 할 뿐 만 아니라, Short-term 채권과 론 시장에 왜곡을 주기 때문에 리포 시장과 MMF 시장에 발작을 일으킬 수 있고 이는 금융 전체 시스템에 무리를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펀드들이 연쇄 부도 한다고 하면 크립토가 진앙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유효합니다. 크립토 관련된 펀드들이 연쇄 상각을 하면서 VC, PE시장이 상각을 하고 이게 펜션펀드와 국부펀드까지 연결이 되면 The Great Unwinding의 시대가 도달할 수 있습니다.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어떻게 시그널을 잡아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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